한국교육학과 주변 및 인접학문과의 관련성을 맺기 위한 과제

오늘의 세계는 동양과 성양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기 힘들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를 떠나서 한국을 생각할 수 없다. 인천공항에는 여러 나라의 여객기가 뜨고 내리며, 외국손님들이 섞이어 붐비고 있다. 길거리에서 얼굴 생김이 다른 외국 사람을 만나도 별로 이상하다거나 어색하게 생각하는 일이 없어져 가고 있다.

그러기에 한국교육사 연구도 세계 교육사조와 현대적인 관점에서 연구해야 한다. 사회변동은 항상 동적이다. 따라서 한국교육사, 교육철학을 올바르게 연구하기 위해서는 한국교육의 독자적인 입장과 세계 교유사조와 현대적인 관심에서 이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분야의 연구를 위하여 국제 간의 문화적 이해와 교육의  세계적 추세도 계속 살펴야 한다.

 

우리는 세계사의  방관자일 수는 없으며, 다같이 세계사의 주인으로서, 그 방향결정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책임을 지도록 되어가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세계사 자체의 방향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계사의 방향을 우리 자신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서양학 연구가 시작된지 100여 년이 넘었다. 지금은 도처에서 서양학문이 범람현상을 이루고 있지만 우리는 과연 서양의 학문, 문화의 본질을 얼마만큼 정확히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동안 우리의 서양학 연구는 그때그때의 유행에 따른 표류현상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지만 서양학문에 대한 객관적 , 심층적 이해는 민족문화, 학문을 키워나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와 동싱에 한국교육사, 교육철학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동양교육사, 교육철학은 물론 서양교육사, 교육 철학과의 관련 속에서 우리 교육의 독자성과 그 역사적인 특성 등을 연구, 검토할 대에 한국 교육사, 교육철학의 참모습은 보다 선명하게 부각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일을 위해서는 한국교육사, 교육철학 연구가 현대적인 여러 인접학문들과 긴밀한 연관성을 맺고 진행되어야 할 것이요, 그래야만 그 생동성을 잃지 않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의 사회와  역사, 문화와 교육이  인접학문을 통하여  세계의 역사, 문화, 교육에 비할 때  어떤 특수성이 있는 것인지를 타당성 잇게 밝혀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일각에 이 방면의 학문을 전근대적인 학문으로 보려는 현상이 생긴 것도 그것이 한국교육사,  교육철학에 연유했다기보다는 이 방면 연구자들의 연구방법에서   변화를 찾을 수 없는 데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중국의 량치차오에 의하면 과거는 물론 오늘날 세상에서 배움을 좋아하고 깊이  생각한다는 선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한갓 중국의 사상과 학술계의 궁색함에 사로잡힐 분 외국의 것은 한 번도 섭렵하지 못한것이고 , 다른 하나는 한갖 외국의 학술과 사상에 현혹되어 중국의 것은 한번도 그 뜻을 연구하지 않은 자이다. 따라서 맹목적 자기 집착을 깨뜨리고 객관적 합리성을 인식할  때 전통의 기반은 더욱 확고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육사, 교육철학 연구는 언제나 주관보다는 객관을, 입장보다는 대승적 입장을, 이른바 학문의 과삭성을 지속적으로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보다 더 문헌적인 실증과 논리적인 새로운 이해를 증진시키고, 현대적인 학문으로서의 감각과 연구 방법의 개진에 힘써야 할 것이다.

 

위에서 살핀 것과 같이 한국교육사에는 여러 가지 교육문제들이 계승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요소를 계승적 요소라고 부를 수 있다. 다음으로 이러한 교육은 그 시대의 사회적인 욕에 따라 문제의 선택과 해결의 방향이 구정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어떤 교육체계는 그 시대의 자기 인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러한 요소들을 문화사적 요소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역사적, 사회적 여향이 크다고 하더라도 개성에서 오는 특수한 것은 여전히 남는다. 이러한 요소를 개인적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역사가 여러 개 성의 왕국이라는 점은 교육사에 있어서도 변함이 없다.

 

오늘날 보편적인 법칙과 특수저긴 사정 사이에서 발생되는 갈등은 여러 학문분야에서 오랫동안 논의, 논쟁거리였는데, 슐라이어마허는 자기의 개성에 관해서 말하기를 나를 드러내는 그 무엇이 나에게 주어져 있다고 한 적이 있다. 그러므로 크로체가 특수는 주어이고, 보편은 술어이다.라고 말한 것은 문화와 역사에서 뿐 아니라 교육에 있어서도 보편성과 특수성이 따로 독립할 수 없는 화해적인 공존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랑케도 일찍이 위대한 국민들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동양의 속담에 사슴만을 쫓고 산을 보지 못한다는 풍자가 있다. 또 정반대로 원효는 나무를 버리고 긴 숲에만 치다는 것은 얼음과 물이 같은 근원인 것만을 아는 일에 그친다라고 비유하기도 하였다. 전자는 개별성과 특수성에만 집착한 나머지 전체의 보편적 시야를 잃게 되는 어리석음을 , 후자는 숲이라는 추상적 개념에만 생각을 집중하고 나무들이라는 구체적 사실들을 무시하는 어리석으을 각각 묘사하였다고 생각된다.

 

외래문화의 주체적 수용과 민족문화의 창조의 정신도 저 두 가지의 어리석음을 넘어 사슴을 쫓되 산도 보고 숲을 달리되 나무들을 인식하는  정신적 위상을 견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나치게 보편성이 강조될 경우 그 문화는 자기 인식의 주체성을 상실하고 창조적인 힘을 잃게 된다. 그 반면 특수성에 편중한 교육과 문화는 쇼비니즘에 빠져 발전의 능력이 거세당할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교육, 문화의 이해에 있어서는 보편성과 특수성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참학문, 참 교육, 참문화의 접근은 방법론적 통합을 통하여 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의 교육, 문화도 다른 교육, 문화들과 접촉해서 보편성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하겠고, 또한 우리의 교육, 문화가 그 주체를 상실하지 않지 위해서는 특수성, 주체성에 의해서 통일된 전체성에 이르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전체성에 이른 교육, 문화 역시 민족의 역사적 현실에 적합한 것인가를  이해해야 한다.

 

교육과 문화란 옳고  그르다고  하기보다는 서로 다를 뿐이기 문이다. 외국여행을 해보면 교육과 문화마다 특색이 있고, 약간의 장단점이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단점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나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서 느끼는 약간의 불편인 경우가 많다.